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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해하는 세상

타로점 보던 날




아픔은 나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누구는 실패의 두려움을 고민하고
누구는 자신의 상처을 드러냈다

단 한번도
자신의 아픔에 솔직하지 않았던 사람들까지도
적어도 운명을 논할 때는 솔직했다

카드를 섞는 것은
나의 기억을 뒤섞는 것이었고
카드의 순서가 뒤바뀔 때마다
난 나의 감정을 살폈다
얼핏 보이는 건 조화롭지 못한 그림들
정리되지 못한 나의 과거와 닮아 친근하기만 한데
카드 속 주인공들은 꼭 순교자와 같이 엄숙했다

그들 앞에서
우리는 솔직했고
아픈 과거를 하나씩 뽑아 들었다

미래는 알 수 없다.
카드가 뒤섞일 때마다 절실했다
정말 알 수 없었다
과거가 뒤섞일 때마다
미래는 점점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