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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듣는 음악

Why do the nations so furiously rage together?

 

 PSALM 2

from "The Chludov Psalter"

   

from Messiah (G.F. Handel)


Why do the nations so furiously rage together?
why do the people imagine a vain thing?
The kings of the earth rise up,
and the rulers take counsel together, against the Lord,
and against His anointed.

                                                 from PSALM 2:1-2 and ACT 4:25-26

                                                 

정치학 수업에서 정치학의 역사를 배울 때 가장 오래된 정치학 서적으로 성격책을 뽑는다. 창세기 출애굽기에서는 고대 이집트의 정치상황이나 그 주변 나라들의 관계를 알 수 있고 레위기 등에서는 그 시대의 정치제도나 법률에 대해 알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성경의 가치는 정치사상의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하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성경의 말씀을 인간이 정치적으로 이용할 경우 역사에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성직자를 상류에 두는 계급구조, 주님의 말씀이라며 무엇이든 따르게 했던 교황의 절대주권, 십자군 전쟁 등은 인간을 통한 신의 뜻이라는 것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결국 이러한 문제점은 인간의 목소리를 통한 신의 뜻이 아닌 신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자 하는 종교개혁을 불러오게 된다. 성경책은 더 이상 정치를 위해 보는 책이 아니라 인간 모두가 스스로 진리를 깨닫고 구원을 얻기 위한 책이 되었다. 현재 정치학에서 성경을 인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치사상에서 사회정의를 논할 때 가끔 인용되는 경우는 있다.

 

오랫만에 헨델의 메시아 전곡을 감상하는데 성경책에 국제정치의 최대 화두인 왜 국가는 협력하지 않고 반목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곡이 있었다. 이 곡이 헨델 메시아에서 워낙 짤막하게 나오는 곡이라 그 동안 내가 이 곡을 크게 신경쓰지 못했나 보다. 이 곡의 가사는 성경책 시편 2장 1-2절, 사도행전 4장 25-26절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 국제정치에서 국가들이 왜 협력보다 갈등을 택하는 지에 대한 논쟁의 흐름을 간단히 살펴보면, 고전적 현실주의자들은 인간이 더 많은 권력을 추구하고 강한자가 되려는 것 처럼 국가도 권력을 추구하고 강대국이 되려는 것이 당연하며 또 국제사회에는 이를 제어할 만한 마땅한 국제제도도 없기 때문에 국가들이 협력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국가들의 비협력을 국가의 성격 탓으로 돌리는 환원주의적 설명은 구조적 현실주의자들에게 비판을 받게 된다. 구조적 현실주의자들은 국제구조와 그 안에서 국가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국가는 강대국이 되려는 것이기 보다 현재 국제질서의 균형을 유지하고 이에 안주하며 자국의 안전을 유지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적 현실주의는 공격적 현실주의자들에게 너무 방어적이라고 비판을 받는다. 국가는 결국 자신의 국력을 최대화해야 무정부 상태인 국제질서에서 안전을 보장 받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성경책에서는 국가가 서로 으르렁거리고 음모를 꾸미며 권력자가 더 높은 권력을 얻으려 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반하기 때문이라고 나온다. 아무튼 국가가 협력하지 않고 왜 국가들은 더 강대국이 되려고 서로 갈등하는 지에 대한 논쟁이 국제정치학에서 얼마나 치열한지를 생각해보면 성경책의 결론은 허망하게 느껴질 정도로 간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