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에서 티스토리 블로그로 이사했습니다.

기존 네이버 블로그 (http://nazevedo.blog.me/) 에는 더 이상 글을 올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앞으로 천천히 그 블로그에 있던 몇몇 글들만 여기로 옮겨올 생각입니다.

새로운 티스토리에도 블로그 주인의 이름을 쟝 아제베도(Jean Azevedo)라고 정했습니다.

쟝 아제베도는 프랑소아 모리악의 소설  Therese Desqueyroux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이름입니다.
 
소설 속에 억압속에 사는 여주인공 테레즈 데케루는 쟝 아제베도를 만나면서 사랑을 하게 되지만 그것은 단순한 사랑 이상이었습니다.
 
쟝 아제베도는 테레즈 데케루에게 단순한 사랑 그 이상의 자유를 보여줍니다.
 
억압받던 여성이 새롭게 느끼게 되는 사랑과 또 그 이상의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자유을 주는 쟝 아제베도..

사랑 이상의 모든 정신적 가치를 전해 주는  쟝 아제베도를 닮아가고 싶어 스스로 이 블로그 주인의 별명을 쟝아제베도로 정했습니다.





전혜린은 자신의 현실 속 연인을 쟝 아제베도라고 불렀습니다.




쟝 아제베도에게

Ich liebe alles an dir (나는 너의 모든것을 사랑한다) 

1965년 1월 6일 새벽 4시 
어제 집에 오자마자 네 액자를 걸었다. 방안에 가득 차 있는 것 같은 네 냄새. 글(내가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갑자기 네 편지 전부(그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것들)를 벽에 붙이고 싶은 광적인 충동에 사로잡혔다. 
나는 왜 이렇게 너를 좋아할까? 비길 수 없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너를 좋아해. 너를 단념하는 것보다도 죽음을 택하겠어. 
너의 사랑스러운 눈, 귀여운 미소를 몇 시간만 못 보아도 아편 흡입 자들이 느낀다는 금단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 목소리도 좀 들어야 가슴에 끓는 뜨거운 것이 가라앉는다. 너의 똑바른 성격, 거침없는 태도, 남자다움, 총명, 활기, 지적호기심, 사랑스러운 얼굴.- 나는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 Ich liebe alles an dir ).
내가 이런 옛날투의 편지를 쓰고 있는 것이 좀 쑥스럽고 우스운 것도 같다. 그렇지만 조르주 상드( G.Sand )가 뮈세 ( Musset ) 와 베니스에 간 나이인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나는 좀더 점더 불태워야 한다고 분발(?)도 해본다. 

나의 지병인 페시미즘(Pessimismus)을 고쳐줄 사람은 너밖에 없다. 생명에의 애착을 만들어 줄 사람은 너야. 

오늘 밤 이런 것을 읽었다. '사랑? 사랑이란 무엇일까? 한 개의 육체와 영혼이 분열하여 탄소, 수소, 질소, 산소, 염 기타의 각 원소로 환원하려고 할 때 그것을 막는 것이 사랑이다' 어느 자살자의 수기중의 일구야. 

쟝 아제베도! 

내가 원소로 환원하지 않도록 도와 줘! 정말 너의 도움이 필요해. 나도 생명있는 뜨거운 몸이고 싶어.. 가능하면 생명을 지속하고 싶어. 그런데 가끔 가끔 그 줄이 끊어지려고 하는 때가 있어. 그럴때면 나는 미치고 말아. 내속에 있는 이 악마(Totessehnsucht)를 나도 싫어하고 두려워하고 있어. 악마를 쫗아줄 사람은 너야. 나를 살게 해줘. 



다시 쟝에게 


1965년 1월 6일 정오경. 

눈이 멎지 않고 내리고 있어. 눈 속을 헤메고 싶어. 너는 무얼하니? 모든일에 구토를 느껴. 단지 의외로 '태양병(Sonnenseuche)'의 번역이 나를 몰두시키고 있어. 

이런 내용 그리고 이런 느낌이란다. 태양병균-비정상적인 강한 열 속에서만 생존하는 /나는 토오라는 표범과 사는 말레이 여자 마라와 만났다./ 토오는 나를 미워한다./ 나는 마라 몰래 토오에게 구하기 힘든 피가 뚝뚝 떨어지는 아직 따스한 암소고기를 먹인다.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 길들지 말라고,/ 갈색 피부의 마라-이 여자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이여자를 소유하고 있기는 하나/ 나...'토오를 내쫓아' 마라.....'나는 토오가 없으면 잠이 안와요'/ 나는 토오를 미워한다. 토오는 마라의 애정의 일부를 뺏고 있다./ 우리는 대륙의 절반을 뒤덮고 있는 열파의 한가운데 있는데 춥다./ 흰 여자가 흰 남자를 사랑할 때는 어떻게 하나요? 갈색 남자가 갈색 여자를 사랑할 때는?/ 내 심장은 전쟁을 원하고 있다. 나는 마라를 사랑한다./ 마라는 일어선다. 나체로, 갈색으로 사랑하면서/ 나는 태양병이 무섭다. /그리고 우리의 피는 소리를 지른다./ 호수 한가운데서 나는 세계를 향하여 소리질렀다. '마라!' /마라, 우리의 사랑은 안 죽어./ 태양은 나를 죽일 것이다. /갑자기 광적인 생각이 엄습해 온다. 죽음이 구제를 갖다 줄는지도 모른다다는/ 그러나 숲의 화재는 광기다. 사랑하는 불, 사랑하는 숲이여, 너는 죽어야 한다./ 나는 마라를 고병 없이 사랑할 수 있으리라. /나는 한계 위에 서 있다. 아, 마라. 

진한 향내 나는 H 노바크의 이 열 같은 표현 속에 나는 서늘함을 느끼고 있다. 
또 쓰마 .

전혜린




Posted by 쟝 아제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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