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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관심거리

Beresford Caiman DAC & Sennheiser HD650


내가 듣는 사운드 시스템 Beresford Caiman DAC와  Sennheiser HD650

새로 이사 간 집은 스피커를 크게 틀어 놓을 수 없다.

원래 헤드폰으로 음악을 많이 들었지만 새 집에서는 음악을 들을 때 거의 80% 헤드폰을 통해 듣고 있다.

원래 사운드 시스템에 몰두하는 것을 경계하는 편이다. 음악보다 나오는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음악 자체의 감흥보다 소리의 감흥을 중시하는 주객전도의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실 자랑할 것까지 없는 변변한 시스템이지만 요즘 PC-FI 혹은 Head-Fi라는 새로운 음악 감상 시스템이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 트렌드에 보탬이 되고자 내가 가진 시스템을 간단히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아무리 무손실로 코딩을 한 음악 파일이라도 혹은 CD플레이어라도 디지탈음원은 0과 1로 저장되고 표현된다.

그 한계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디지털 음원을 생생한 아날로그 음원으로 풀어서 바꿔주는 장치가 있다. DAC(Digital to Analog)라고 불리는 게 바로 그것이다.

한국에 있었다면 한국제품인 Rubby Carrot 등을 써보고 싶었지만 다른 모델을 찾게 되었다.

미국도 중국산 저가 DAC가 대중화되어 있고 그 이상은 사실 하이엔드급의 비싼모델만 있다.

주로 헤드폰을 통해 듣기 때문에 DAC와 헤드폰 앰프가 함께 갖추어져 있는 베레스포드의 DAC에 눈길이 갔다.

원래 Beresford TC-7520에 OpAmp를 업그레이드하여 쓰려고 했으나 Caiman이라는 최근 모델에 눈길이 갔다.

아직 오디오분야에서 Caiman에 대한 리뷰가 많지 않아 사실 Caiman을 입양하는데 주저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최신 모델이니 TC-7520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최신모델이 항상 앞선다는 보장은 없지만..

Caiman을 결정하기까지 Beresford와 몇번 접촉을 하긴 했는데 Stanley Beresford라는 이 DAC의 제작자가 참으로 친절하게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정말 내가 Stanley Beresford와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것인지 아니면 그 비서가 메일을 보낸지는 모르겠지만 Beresford의 대표까지 나서서 제품에 대해 설명을 해주니 이 제품에 신뢰가 갔다.

Beresford는 영국 음향회사이기 때문에 주문도 영국으로 해서 물건너 온 제품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아직 Caiman이 출시 되지 않았다.

이 제품 사용자들의 주관적인 혹은 객관적일 수도 있는 리뷰보다 이 제품은 내가 쓰는 것이 때문에 나의 느낌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미국에서 활발한 오디오포럼을 찾아 보니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을 crystal sound로 요약해 놓았다. 음악이 선명하고 디테일을 잘 표현한다는 말일 것이다.

내가 쓰고 있는 헤드폰 성향 자체가 고음이 부족해서 인지 나는 이 DAC에서 crystal sound라는 느낌보다 금덩이 같은 단단하고 참 알찬 소리가 최고의 장점인것 같다.

확 터지고 터트리는 다이나믹함은 사실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수준 내에서는 적당한 펀치력이 있고 사운드의 제어가 잘되어 있어 듣는 재미가 있다.

약간 절제를 하면서도 또 내줄 소리는 또 다 내주기 때문에 과장되지 않아 음색이 살아서 들리는 듯 하고 오래 들어도 귀가 피곤하고 그러지 않는다.

물론 이건 꼭 DAC 때문이라기 보다 헤드폰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 이전에 DAC없이 그냥 헤드폰 앰프로만 증폭해서 들었을 때의 차이이기도 하다.

사실 여기에 쓰인 오버샘플링칩이나 전자회로, 헤드폰 앰프 구성, 파워 서플라이 등등 기계적 전자적인 장점과 단점까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생각보다 작은 이 기기에서 상당히 괜찮고 단단한 음색을 들려준다는 것이 놀라웠다.

사실 이 DAC로 결정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베레스포드 DAC에 헤드폰 앰프가 내장되어 있다는 활용도 때문이었는데 그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확실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다.

워낙 내가 듣고 있는 Sennheiser HD650가 300 ohm이라는 무지막지한 임피더스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Caiman DAC가 헤드폰 앰프로는 때때로 충분한 음량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울 때가 있다.



이번 여름에 그 동안 들었던 Audiotechnica의 ATH-AD1000 헤드폰을 중고로 처분했다. 오로지 Sennheiser HD650로만 음악을 듣고 있는데 요즘 얼마전 처분했던 Audiotechnica의 AD1000 헤드폰 생각이 많이 난다.

젠하이저 HD650는 대편성 클래식에 최적화된 헤드폰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 그 이유는 대편성 곡의 강한 중저음 때문에 사운드가 뭉게지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살려서 공간감있게 잘 표현주기 떄문이 아닌가 한다. 악기가 많으면 많을 수록 그 악기들을 제어하고 표현해주고 소리를 듣기 좋게 정리해서 들려주기 때문에 대편성 교향곡 등을 들으면 이 헤드폰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지금도 이 헤드폰으로 Herbert von Karajan & Berliner Philharmoniker의 1982년 녹음 Beethoven 대편성 교향곡들을 듣고 있는데 과장을 보태자면 엄청난 소리 가운데서도 관악기의 키가 부딪히는 소리, 관악기를 불기 전에 호흡을 들이마시는 소리, 현악기에 활이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 악보를 넘기는 소리, 의자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려온다.

하지만 소프라노 독창이나 바이올린 솔로 혹은 사중주 같은 음악을 들을 때면 꼭 아쉬움이 남는다. 소프라노의 바이올린의 찌를듯한 날카로움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카랑카랑해야 하는 날카로운 소리는 꼭 속으로 삼키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오히려 소프라노 독창이나 바이올린 곡을 들을 때는 HD650보다 급이 낮은 기종이라던 Audiotechnica의 헤드폰이 생각난다.

전체적으로 균형감이 좋고 듣기 편하고 음의 생생함도 좋지만 그 장점을 모두 느끼려면 대편성곡을 들어야지 아 정말 이렇게 많은 악기가 한꺼번에 소리를 내주는 데도 사운드가 생생하고 해상도가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 소프라노 독창이나 바이올린 솔로에서는 HD650라는 이름값이 사실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 헤드폰은 가요나 팝송에서 성향이 맞지 않는 듯 하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이 헤드폰으로 가요나 팝송을 들으면 저음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들리는 것같고 오래 듣기 피곤했다.

참고로 헤드폰 머리띠 부분이 잘 벗겨진다고 한다. eBay에서는 가죽으로 된 감싸개(?)를 만들어파는 사람도 있지만 난 그냥 랲으로 한번 씌워 놓았다.

Beresford Caiman DAC와 Sennheiser HD650의 매칭은 사실 다른 매칭을 경험해 보지 않아 비교를 해볼 수가 없다. 기존에 썼던 싸구려 헤드폰 앰프와의 매칭보다는 훨씬 낫지만 앞에서 썼듯이 300옴이라는 임피던스를 가진 HD650를 Beresford DAC에 딸려있는 헤드폰 앰프가 제대로 구동시켜주는지는 의문이다. 사실 Caiman을 구입하기 전에 HD650을 충분히 구동시킬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것은 회로 설계상 충분한 것이고 듣는 청자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 같다.

사실 USB cable이나 헤드폰의 cable을 업그레이드하면 훨씬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고 하는데 그것까지의 업그레이드는 아직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케이블을 바꾸기보다 일단 그 돈으로 오디오테크니카 AD1000을 다시 영입하던가 AKG의 K701이나 K702 헤드폰을 하나 더 장만하는게 현명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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