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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영화

호텔 르완다 - 테리 조지



호텔 르완다는 20세기 인류의 3대 제노사이드 중 하나라는 르완다 내전을 다룬 픽션이 아닌 실제 인물을 다룬 논픽션 영화이다.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에 의해 창조된 픽션이 아닌 논픽션이라는 사실 때문인지 조금 심각하게 영화를 보게 되었고 영화에서 일어나는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 상황들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인종학살과 같은 집단의 광기는 역사책으로 접하지만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떻게 대다수가 그렇게 끔찍한 인종학살에 침묵하고 또 동조할 수 있는 것일까?

아렌트가 이야기 했던 전체주의의 기원과 같이 구심점이 없이 원자화되었던 후투족은 반투치라는 이데올로기를 구심점으로 광기의 살인행위에 동원되었다. 주인공 폴이 자동차를 타고 갈 때 마다 들렸던 투치족 바퀴벌레를 없애자는 라디오의 선동방송은 만족을 모르는 상실감을 채우려는 악마의 절규처럼 들렸다.

주인공 폴의 처음 의도는 자신의 가족을 살리기 위함이었지만 호텔에 남아 있는 난민을 외면하지 못한다. 폴은 이런 집단의 살인 광기에서 인간을 지키려고 했던 유일한 사람이라기 보다 인간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들 중의 한 명이었을 것이다. 그 한 사람을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는 영화이지만 그 주변인 르완다 비지뭉구 장군의 부패함과 UN군 올리버 대령의 무능력함을 통해 르완대 내전의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르완다 인종학살은 단순한 광기의 이데올리기나 집단의 상실감이 과거 식민지의 유산이자 국제적인 문제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인류의 비극이 없었으면 한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말에 사람 위에 아무것도 없다는 말도 추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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