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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사소한 선호의 문제..


모든 것에는 선호가 존재한다.

아침에 샤워를 하고 속옷을 고를 때도 오늘 어느 것이 좋을까 고민한다.

양말을 신을 때도 오늘은 어떤 양말을 고를까 고민한다.

남들에게 절대 보여줄 일도 없고 남들이 신경도 쓰지 않는 속옷 입는 것 까지 나에게는 중요한 듯 선택을 하게 된다.

이렇게 사소한 것까지 모두 선호가 존재한다.

시험 때라서 빨래를 재때 못했더니 빨래통이 거의 꽉차가고 속옷 서랍이 비어간다.

서랍에 남아 있는 속옷들을 살펴보니 문득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한 두 장의 팬티는 항상 나의 선택을 받지 못해 빨래를 할 때 마다 빨래통이 아니라 고이 서랍에 계속 남아 있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올해 들어 한 번도 안 입어본 팬티도 있는 것 같다.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혹은 입으면 불편하여 나의 선택을 받지 못했나 보다.

아무 생각없는 나의 선택에 혹시 나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것들이 있나 하나씩 찾아 보기로 했다.

사다 놓고 먹지 않고 냉동고에 얼려있는 냉동식품들, 한번 듣고 차안 구석에 잠자고 있는 CD들, 한국에서 가져왔지만 한 번도 입지 않았던 셔츠들, 찬장에 쌓여있는 각종 그릇들, 뻔한 내용이라 열어보지 않고 있는 오래된 이메일들,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는 이어폰들, 물이 썩고 있을 구석에 놓인 가습기, 예뻐서 샀는데 한번도 켜지 않은 양초들..

너무도 많다. 이런게 나에게 잉여의 짐들이 되지 않도록 그런 것들에게 관심을 가져 보기로 하고 불편해서 입지 않았던 드로즈 타입의 팬티를 오늘 입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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