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예전에 내가 실의에 빠져있을 때 누가 나에게 위로와 격려의 편지를 보내온 적이 있다.
그 편지에는 어렵고 힘들어도 묵묵히 인내하는 헤스터 프린처럼 살아가라는 말이 있었다.
헤스터 프린의 삶이 나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누가 헤스터 프린같은 인생을 살고 싶겠는가?
죄의 낙인을 인내해야 하는 삶, 용서를 받지 못해도 용서를 해야 하는 삶, 자신의 상처보다 다른 이들의 상처를 보듬어야 하는 삶, 외로움과 고독을 숙명처럼 떠 안아야 하는 삶..
헤스터 프린은 그 삶을 받아들였고 극복했고 나에게 감동을 주었지만 누가 그런 삶을 택하겠는가?
그런 삶을 피하고 싶은게 당연한 우리의 본능이 아닌지..
그냥 평범하고 무난하게 대중에 묻혀 용서하기 보다 타인을 비난하고 자신의 치부는 숨긴채 남의 상처를 파고들며 자신을 방어하며 사는게 더 쉬운 삶이고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일일지 모른다. 그리고 그게 덜 고독하고 외롭지 않은 편한 인생일지 모른다.
하지만 삶에는 자신에게는 누구나 크건 작건 주홍글씨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것을 부정하고 스스로 완전히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스스로를 더 불행하게 만들고 삶을 비극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우리는 인내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용서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주위에 마음이 아픈 사람을 위로해야 하고 때로는 고독과 외로움을 벗 삼아야 한다.
하지만 알면서도 그렇게 살기 힘든게 인간이다.
죄를 고백하지 않고 혼자서 괴로워할 뿐 타인들에게 존경받는 아서 딤즈데일과 죄를 고백하고 인내해야 하는 헤스터 프린 중 하나의 인생을 택하라면 무엇을 택할 것인가?
나는 솔직히 비겁하게도 딤즈데일의 인생을 택할 것 같다. 그래서 아직도 이렇게 삶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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