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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꿈에서 내가 죽었었다..


죽는 꿈을 꾸었다. 너무 생생하여 아침에 일어나서도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한동안 믿기지 않았다.

꿈에서의 죽음은 그야말로 갑작스런 상황에서 일어나 준비도 안된 그 죽음이 너무도 억울했고 허무했다.

꿈에서 사후세계를 경험 한 것인지 모르지만 그 죽음 이 후 난 죽은 자의 영혼이 되어 한동안 꿈에서 방황하였다.

높고 육중한 콘크리트담벽 옆에 커다란 철문 밖에 난 혼자 서 있었다. 그 담벽 너머에는 내가 살던 환한 빛이 있는 세상이 있었다.

더 이상 그 담벽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난 나의 죽음을 꿈에서 실감했다.

콘트리트담벽 안쪽의 내가 서있는 저승의 세계는 어둡고 희미했다. 내 앞으로 긴 오솔길이 보였는데 이제 더이상 그 담벽을 너머 갈 수 없기 때문에 내가 갈 길은 그 오솔길 밖에 없었다.

오솔길을 떠나기 전 꿈에서 난 혼잣말을 했다.

그 말은 아마도 내가 지금 죽는다면 하게 될 유언과도 같았다.

이제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이미 죽은 것을 안 사람에게 더이상 미련은 없었다.

지금까지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살아온 나의 양심 고백이었고 세상에 남은 자들에 대한 작별인사였다. 물론 콘크리트 담벽 너머에서 말하는 나의 말을 아무도 듣지 못하겠지만..

다행히 난 죽음에 대한 후회 보다는 지금까지의 삶에 대한 감사를 했고 여기서 끝난 내 인생에 후회가 없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죽은 내 자신이 아닌 세상에 남겨진 사람들을 염려했다.

죽음은 떠난자의 슬픔이 아니라 남겨진자들의 슬픔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 꿈을 꾸고 아침에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조금은 죽음이 두렵지 않아졌고 역설적이게 삶에 대한 애착도 강해졌다.

자기가 죽는 꿈은 길몽이라는 인터넷의 해몽을 보고 마음이 좀 놓였지만 그 보다 난 그 꿈을 통해 뭔가 느끼는 바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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