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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듣는 음악

Masaaki Suzuki 연주회..





지난주 토요일(26일)에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있는 예일대학교에서 있었던 Masaaki Suzuki 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이 연주회는 Masaaki Suzuki의 Bach Collegium Japan의 미국 투어 중 일부였습니다.

미리 계획된 미국 투어 직전에 일본 쓰나미가 발생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공연에 앞서 일본 쓰나미 피해 복구를 위한 자발적 모금이 있었고 일본의 쓰나미 피해자를 위한 묵념으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은 바흐의 미사곡 B단조 BWV 232의 전곡 연주였습니다.

기독교 사순절 절기와 어울리기도 했지만 신의 자비를 구하는 미사 첫 곡인 Kyrie eleison에서 일본의 쓰나미 피해를 염두해 둔 선곡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Masaaki Suzuki의 Bach Collegium Japan의 원전 연주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연주회를 보니 그 감흥이 남달랐습니다.

사실 바흐의 미사곡 B단조 BWV 232는 Karl Richter의 1962년 레코딩 음반을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자주 듣는 음반은 아니었습니다. 워낙 미사곡이 주는 무게감도 있지만 느린 템포의 곡들을 인내심을 가지고 2시간 가까이 전곡을 감상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주회에서 처음으로 그 전곡을 실제 연주로 다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미사곡 B단조가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느린 곡이지만 Masaaki Suzuki의 연주는 다른 연주보다도 느릿 느릿 연주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음들도 비교적 가늘게 들렸습니다. 하지만 그 만큼 연주 내내 음 하나 하나가 주는 전달력과 소리의 투명함은 청중의 가슴을 울렸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흔치 않은 원전연주를 눈 앞에서 감상한다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피아노 대신 하프시코드가 들어간것은 물론이고 트럼펫도 더 길쭉한 모양에 트럼펫을 부는 모습도 현대의 트럼펫과 다른 포즈로 연주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현대의 플룻과 오보에는 금속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엄연히 목관악기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원전연주에서는 금속이 아닌 나뭇결이 그대로 드러나는 나무로 된 플룻과 오보에로 연주를 했습니다. 더 부드럽고 공간으로 퍼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악기 하나 하나까지 바로크시대의 것을 그대로 따르는 원전연주를 듣고 있으니 감상의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원전연주가 일본에서 발전하게 된 계기는 Masaaki Suzuki의 공이 컷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집에 와서 Masaaki Suzuki에 대해 검색을 해보았는데 그는 루터교 목사의 아들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고 합니다. Masaaki Suzuki는 주로 바흐의 음악만 연주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흐가 신을 위해 작곡하고 연주했듯이 자기도 신만을 위하 봉사하기 위함이라는 인터뷰를 보고 이 인터뷰를 미리 읽었더라면 연주회에서 더 큰 감동을 받았을 텐데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Massaki Suzuki는 Ton Koopman에게 사사를 받았고 예일대에서도 학생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예일대에서 싼 가격(학생 8불)에 공연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인사 할 때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좌측부터 지휘자 Masaaki Suzuki, 소프라노 Hana Blazikova, 소프라노 Rachel Nicholls, 베이스 Peter Kooij, 테너 Gerd Turk, 카운터테너 Clint Van Der Linde입니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쟁쟁한 성악가들이 함께 했습니다.




공연이 열렸던 예일대학교의 Woolsey Hall입니다. 밤에 찍어서 사진이 흐릿합니다.